“김정은, 그 어린애 표정서 후계자 사명감 읽을수 없다”

“김정은, 그 어린애 표정서 후계자 사명감 읽을수 없다”      .■ 도쿄신문 편집위원, 김정남과 교환한 미공개 e메일 공개“그 어린애(김정은을 지칭)의 표정에는 북한처럼 복잡한 나라의 후계자가 된 인간의 사명감과 진중함, 앞으로 국가비전을 고민하는 표정 등을 전혀 읽을 수 없다.”“북한에서 돈 버는 사람이 생존하기 위해 고위층에 상납하지 않을 수 없는 뇌물 금액이 점점 올라가고 있다. 이처럼 부패한 시스템은 반드시 붕괴한다. 소련이 붕괴하기 직전을 연상시킨다.”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장남인 김정남(사진)과 주고받은 e메일 150여 통을 최근 책으로 낸 고미 요지(五味洋治) 도쿄신문 편집위원이 지금까지 일절 공개하지 않았던 나머지 e메일을 10일 발매되는 일본 시사월간지 분게이슌주(文藝春秋) 3월호에 공개한다.본보가 사전 입수한 원고에 따르면 김정남은 지난해 북한의 체제 붕괴를 직설적으로 예언하는가 하면, 아버지 김정일과 후계자인 김정은에 대해서도 한계선을 넘나드는 아슬아슬한 표현을 쓰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김정남은 김정일 사망 직전인 지난해 12월 13일 e메일에서 “화폐개혁 후유증으로 북한 수뇌부에 대한 주민들의 신뢰가 붕괴됐다”며 “나이든 리더, 경험이 부족한 후계자, 실추한 경제… 북한을 둘러싼 정국은 위험하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그는 “북한이 박남기 당 계획재정부장에게 책임을 물어 처형했지만 화폐개혁은 일개 간부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주민들이 너무도 잘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 달 전인 11월 13일 e메일에서는 “현실을 직시해 직언하는 사람에게 기다리는 것은 처벌뿐이다”라며 자신에게 닥친 위험을 내비쳤다. 후계자인 김정은에 대해서는 원색적인 비판이 적지 않았다. 지난해 11월 4일 e메일에서 김정남은 노동신문 전자판 발행과 관련해 “전자판은 정은을 외국에 홍보하기 위한 것인데 용모만 김일성 주석을 닮은 것으로 홍보가 가능한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 “北은 부패 피라미드… 붕괴 직전 소련 연상시켜” ▼북한에 대한 한탄도 빼놓지 않았다. “노동신문은 인쇄할 종이가 부족해 주민들이 읽을 수 없다. 전자신문은 컴퓨터가 있어야 하는데 북한 주민 중 컴퓨터를 가진 사람이 도대체 몇이나 있겠나. 컴퓨터가 있어도 전기가 없는데 어떻게 사용하나.”지난해 8월 김정일이 9년 만에 러시아를 방문했을 때는 “아버지가 러시아를 방문한 것은 신년을 앞두고 주민들에게 3대 세습을 정착시키고자 뭔가 성과를 올리기 위한 것”이라며 “북한이 경제협력과 식량구걸이 가능한 나라가 중국과 러시아 외에 어디가 있겠나”라고 꼬집었다. 고미 위원은 김정남이 한국어로 ‘구걸’이라는 표현을 쓴 데 주목했다.고미 위원은 김정남의 표현이 과격해진 것은 2010년 11월 연평도 포격사건 이후라고 전했다. 당시 김정남은 연평도 포격사건에 격분했고 이전까지 비판을 피해 나갔던 아버지에 대해서도 “나이를 너무 먹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는 것이다.포격사건 나흘 뒤인 2010년 11월 27일 e메일에서 김정남은 “연평도 사태는 북한 군부가 자기들의 지위와 존재 이유, 핵 보유 정당성을 표면화하기 위해 범한 도발이다. 아버지는 늙고, 후계자는 어리고, 숙부(장성택)는 군 경력이 하나도 없어 북한 군부를 제어할 수 있는 사람이 사실상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김정남은 북한의 개혁·개방을 주문하면서 북한 젊은이들이 한류와 자본주의 바람에 이미 물들어 있다고도 진단했다. 그러면서 그는 “구부러지지 않는 철은 부러질 수 있다. 너무 강하면 갑자기 부러질 수 있다. 북한의 철권 통제에도 한계가 있다. 세상 만물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고미 위원은 원고에서 “비공개 e메일은 표현이 직접적이고 본질을 꿰뚫고 있다”며 “김정남의 진의를 정확하고 직접적으로 전달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공개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내 책에서 김정남이 천안함 폭침사건을 북한 범행으로 인정했다는 한국 언론의 보도가 있었는데 한국 내 북한보도의 공정성을 의심케 하는 사건이었다”고 비판했다. 지난달 책 출간을 앞두고 일부 한국 언론이 책에 있지도 않은 천안함 관련 내용을 김정남의 발언인 것처럼 허위 보도한 것을 지적한 것이다. 고미 위원은 당초 김정남과 이달 중국에서 만나기로 약속했지만 책 출간으로 연락이 끊어졌다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