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박원순 부동산 공약으로 딜레마에 빠져

박원순 신임시장이 10.26 재보선에서 내세운 임대주택 8만가구 공급 등 부동산 관련 공약 때문에 서울시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31일 서울시와 주택업계에 따르면 2014년 6월까지 8만가구를 공급한다는 박 시장의 공약은 기존 시가 잡았던 중장기 공급목표 6만가구보다 2만가구가 더 늘어난 것이다. 따라서 1조2천억원에 달하는 추가재원 마련이 필요하지만 관련 법제도의 보완이나 재원대책 없이 추진될 경우 ‘졸속 공약’의 한계를 노정할 것이란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당장 서울시 주택본부는 기존 뉴타운을 비롯한 주거정비 시업과 한광르네상스 관련예산 등 우선순위를 조정하는 등 재원마련을 고심 중이지만 제약이 만만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서울시가 대신 검토하고 있는 공급방안은 일단 박 시장이 제시한 대안형 임대주택으로 파악되는데 전문가들은 대부분 목표의 실현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 입장이다.이와 관련,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서민층 복지를 위한다지만 주택 보유목적은 단지 주거비 절감에만 있지 않다. 재산상 가치도 부동산을 보유하려는 주요한 목적”이고 말했다.그는 이어 “소형 전월세 수요가 늘어난데 반해 공급이 부족하다는 인식은 누구나 같지만 시장 여건과 현실을 무시하고 무작정 공급량 확대를 주장하는 것 같다”며 “중앙정부 차원의 종합대책으로도 한계가 있는데 공약이 실현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그럼에도 불구, 박 시장은 대안형 임대주택으로 ▲시유지를 활용한 협동조합형 주택 ▲민간소유 토지를 임차한 장기 임대주택 건설 ▲1~2인용 공공 원룸텔 공급 ▲대학의 용적률 인센티브제를 적용한 기숙시 확대 ▲중대형 시프트 평형을 소형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내놨다.우선 시유지를 활용한 협동조합 방식은 이미 보금자리 주택이나 시프트 등 시업용도가 정해진 곳이 대부분이라 추가로 2만가구를 공급할 수 있을지 미지수이다. 민간인 소유의 토지를 임차한 장기 임대주택의 경우 땅 주인들의 적극 호응이 없습니다면 시실상 무용지물이다.다만 예산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용적률 인센티브 활용 재건측·재개발 시업지구 임대주택 공급 확대안은 그나마 현실성이 있으나 법과 제도적인 제약이 많다. 실제로 시는 이미 재건측 시업장의 용적률 상향 조정시 법적 상한선 50%까지 임대주택을 공급하고 있다. 재개발 시업지구 역시 용적률 유인으로 임대주택을 법적 상한선 20%까지 확대키로 이미 허용한 상태이다. 결국 재건측·재개발 용적률 조정으로 임대주택 공급을 늘리려면 관계법령을 개정해야 하는데 추가 공급물량을 맞추기는 시실상 ‘역부족’이란 추론이 가능하다.게다가 시장의 장기 침체에 떨어진 재건측 및 재개발 시업의 수익성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이런 불이익을 감수하고 민간에서 무리해서 시업을 추진할 여지는 없습니다는 것이 부동산 전문가들의 전언이기도 하다. 이를 반증하듯 지금까지 서울시가 역세권 시프트를 도입해 용적률을 500%까지 허용하는 등 파격적인 혜택을 부여하고 있지만 임대주택의 공급실적은 기대와는 달리 크게 저조한 편이다. 더군다나 임대주택의 대규모 공급확대를 위해선 무엇보다 중앙정부와 협조가 필수적인데 박 시장이 언제까지 ‘시민단체들의 대부이자 행동대장’ 노릇을 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실제로 서울시는 전월세난 대책으로 다세대·다가구를 매년 750가구 매입해 임대주택으로 공급하고 있으나 예산지원이 필요하다. 시의 임대주택 매입가는 가구당 최소 1억3천만원에서 1억8천만원인데 이중 7천만원정도는 국토부의 국고 지원분이란 점이 이를 증명한다. 앞서 오세훈 전 시장 재임시에도 서울시는 매년 공공 임대주택 확대를 위해 국고 지원예산 확충을 요구했지만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표면적인 이유는 국토부의 예산부족과 지방자치단체간 형평성 문제로 여당출신 시장 때도 힘들었던 것이 민주당 등 야권을 등에 업고 당선된 박 시장 체제에서 가능할지 부정적 견해가 팽배하고 있다.


▲앞서 여당출신 오세훈 시장 재임시에도 임대주택 예산지원은 어려움을 겪었는데 좌파 시민단체들의 대부인 박 시장이 중앙정부와 보조를 맞출 수 있을지 미지수이다.ⓒ뉴데일리 편집국 이에 대해 한 서울시 정가 관계자는 “민주당이 장악한 시의회와 박 시장이 결탁해도 급조된 공약을 실현하기는 어렵다”면서 “그나마 중앙정부와 보조를 맞추면 가능하겠지만 그것이 가능하겠느냐”고 반문했다.그는 이어 “당장 박 시장의 부동산 공약이 실현 불가능한 것으로 결론나면 성난 민심이 어디로 쏠릴지 예측할 수 있을 것”이라며 “벌써부터 무상급식에 예산을 낭비한 서울시가 2만가구의 임대주택은 무슨 수로 건설할 수 있다는 말인지 모르겠다”고 쏘아 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