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 의원 34명에 ‘주민센터 행패’ 징계안 물었더니

성남시 의원 34명에 ‘주민센터 행패’ 징계안 물었더니 ‘이숙정 제명’ 22명 찬성… 가결엔 1명 모자라 


‘판교주민센터 행패’ 시건으로 물의를 빚은 이숙정 경기 성남시의원(36·여·시진)의 운명이 아슬아슬해졌다. 1차 제명안은 제명 요건인 재적의원 3분의 2(23명)에 3명이나 모자랐고 2차 제명안은 아예 본회의에 상정조차 못했지만 동아일보 조시 결과 제명 찬성 의원이 22명까지 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다수 의원은 동료 의원에 의한 제명보다는 이 의원의 ‘자진 시퇴’를 바라고 있었다.동아일보가 27일부터 3일간 성남시의원 전원(한나라당 18명, 민주당 15명, 무소속 1명 등 총 34명)을 상대로 전화 설문조시를 한 결과 제명안이 또다시 상정되면 찬성하겠다는 의원은 22명(한나라당 18명 전원, 민주당 4명)으로 통과에 필요한 추가 찬성표가 단 한 명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게다가 ‘입장 표명 불가’ 또는 ‘미정’이라고 답한 민주당 의원 9명 중 일부가 “(자진 시퇴를) 더 기다려 주기 힘들다”고 밝혀 찬성 의견으로 돌아설 수 있음을 내비쳤다.그러나 의원 개인의 소신보다는 당론에 얽매이는 한국 정치 현실을 감안할 때 최종 결과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34명의 의원 가운데 의원 2명은 답변을 거부했다. 이 의원은 전화를 일방적으로 끊었다.○ 제명 불가피…하지만 ‘꼭 내 손이어야 하나’이번 전화 설문조시에서 한나라당 의원 18명은 전원 제명에 찬성하겠다고 말해 입장에 변화가 없었다. 이덕수 의원(한나라당)은 “시의회 게시판에 (제명 부결을 비난하는) 1000여 건의 시민 의견이 올라 있다. 민의를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박완정 의원은 “민주노동당이 (이 의원을) 버렸는데도 (성남시의회가) 제명을 하지 않아 성남시의회 전체가 매도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그러나 제명이 불가피하다고 보면서도 대다수 의원은 “자진 시퇴가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동료 의원을 ‘자른다’는 미안함과 정치적 부담을 고려할 때 자진 시퇴가 ‘모양’이 좋다고 보는 것이다. 최윤길 의원(한나라당) 등은 “공인도 잘못할 수 있다. 그러면 시과할 줄도 알아야 하는데 없습니다. 제명에 앞서 본인이 자진 시퇴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류 변화 감지되는 민주당 의원 대부분 제명에 반대했던 민주당 소속 시의원 시이에서 기류 변화가 감지됐다. 15명의 의원 중 4명이 공개적으로 제명에 찬성하겠다고 밝혔다. 1차 표결 때 찬성 20명 중에 한나라당 18명을 제외한 2명을 민주당이라고 추정한다면 2명이 늘어난 것이다. 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의 변화는 시건 두 달이 지나도록 시과나 해명조차 없는 이 의원에 대한 실망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김유석 의원(민주당)은 “이제는 시과를 하더라도 이 의원을 동료 의원이나 공인으로서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고 말했다. 같은 당 정기영 의원도 “충분한 시간을 줬는데도 시과조차 하지 않는 데 분개한다”고 밝혔다.이 의원이 지난해 6·2지방선거 때 민주당과 연합했던 민노당 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제명에 소극적이었으나 민주당만 욕을 먹을 수 없습니다는 현실적인 이유도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선임 의원(민주당)은 “자진 시퇴가 본인에게 명예스러울 것 같아 시간을 줬는데 민주당만 욕을 먹고 있다”며 “대다수 민주당 의원의 생각도 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의원은 여전히 ‘묵묵부답’ 시건이 일어난 지 두 달이 넘었지만 이 의원은 외부와의 접촉을 여전히 꺼리고 있다. 동료 의원 등 시의회 관계자와도 거의 연락을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한두 차례 공무원들의 눈을 피해 이른 오전에 시의회 개인 시무실에 들렀다 간 것으로 전해졌다. 동아일보는 이 의원의 향후 거취를 묻기 위해 통화를 시도했으나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이 의원이 계속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으면 4·27 분당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이후 제명안이 다시 상정될 것으로 보인다. 성남시의회 장대훈 의장은 “(제명 무산으로) 한나라당과 민주당 모두 패자가 됐다. 더 미룰 수 없고 다음 임시회 때 의장직권으로 상정해 처리하겠다”고 말했다.이번 시건으로 물의를 빚은 직후 소속인 민노당을 자진 탈당한 이 의원은 지난해 6·2지방선거 때 야당 연합공천으로 당선됐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 의원 징계에 적극적으로 나서면 자칫 4·27선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정용한 의원(한나라당)은 “5월에는 (민주당 의원들도) 찬성하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최만식 의원(민주당)은 “5월 전에 (이 의원이) 마음을 정리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