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과서는 북한에 대해 왜곡하고 있다.

한국교과서는 북한에 대해 왜곡하고 있다. 지금껏 한국 교과서에서 언급된 북한 관련 부분에 대해 탈북자의 시각에서 평가하거나 분석한 예는 한번도 없었다. 교과서 집필진은 물론 교육부, 검정심의회가 북한을 기술하면서도 그 곳에서 살다가 온 탈북자 2만명 중 어느 누구에게도 물어보거나, 들으려고도 한적 없었기 때문이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과서여서 사소한 검정 절차가 여러 면으로 필요했을텐데 말이다. 나는 북한 관련 강의를 할 때마다 꼭 이 말부터 한다. “한반도에는 두 개의 북한이 있다. 하나는 실제적인 북한이고, 다른 하나는 일부 북한학 학자들이 만들어 낸 가상(假想)의 북한이다.” 내가 본 한국사 교과서는 과히 그러한 가상적인 교과서라고도 할 수 있었다. 우선 첫 단추부터 잘 못 끼워있다. 현재 남한의 좌우는 북한에 대한 접근법에서 크게 차이난다. 북한을 국가로 인정하는가? 아니면 부정하는가? 그런데 한국사 교과서는 좌익적 시각, 즉 북한을 국가로 인정한 기초 위에서 모든게 전개된다는데 심각한 문제가 있다. 남한은 자유민주주의 정부라면 북한은 단지 사회주의 정부라는 식으로 말이다. 북한 정권을 우리 정부와 동등하게 기술한 것이다. 그래서 교과서 소제목 중에는 “대한민국 정부와 북한 정부가 수립되다”(한국사 미래엔 컬처그룹 2010년)도 있다. 그러고 나니 4.19봉기를 부각시키기 위해 친일독재 정부로 비판한 이승만 정부와 달리 김일성 정권은 마치 항일전통과 민족 정통성이 인정되는 비교적 합법 정부인 것처럼 보인다. 두번째 심각한 오류는 이른바 객관성의 명분으로 북한이 외부세계를 상대로 홍보하는 대외성 자료에 토대하여 기술한 것이다. 폐쇄국가인 북한은 진실의 대내성을 감추는 거짓의 대외성이 있다. 때문에 북한의 공개문서라 할 수 있는 대외성을 순진하게 믿고 옮기면 똑같은 거짓말쟁이가 된다. 한국사 교과서에서는 천리마 운동이나 3대혁명소조운동을 대중동원운동의 전형이라고 소개한다. 마치 남한의 새마을운동과 마찬가지로 북한에도 김일성의 리더십이 인정되는 사회주의 대중혁신운동이 있었다는듯 말이다. 천리마운동은 구 소련 후르시초브 정부의 스탈린 독재비판에 불안해진 김일성이 자기의 1인권력지배 강화를 위해 전후복구건설 명분으로 벌인 대중강제동원이었다. 3대혁명소조운동 역시 김정일이 사상, 기술, 문화에서 김일성유일지도체제를 확립하자는 명분으로 자기의 후계권력을 지방 당 세포말단 조직까지 확대한 것이다. 북한의 대외성을 순진하게 옮겨놓은 한국사 교과서는 북한의 경제난을 자위적 핵개발에 따른 미국의 경제제재, 자연재해 때문이라고도 한다. 그리고 경제난 극복 차원에서 “북한이 개방에 나서다”(한국사 천재교육 2010년)는 제목으로 북한 정권이 중국식 개혁개방 의도를 갖고 있는 것처럼 조작하기도 했다. 과연 이 교과서에 북한의 진실이 어디 있는가? 국민에 의한 민주주의 남한을 보여줬다면 정권에 의한 대량학살, 인권참상의 북한주민도 보여줘야 하지 않는가? 그러나 한국사 교과서엔 공개처형, 3대멸족, 정치범수용소와 같은 진실의 북한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반면 북한 교과서는 남한을 미국의 식민지, 괴뢰국가로 규정한다. 그 전제를 토대로 남한의 민주화운동도 반미, 반독재, 고려연방제통일운동으로 묘사한다. 또한 사회일반에 대해서까지 철저히 주적개념의 연장선에서 기술된다. 북한 교과서는 반한 왜곡으로 일관됐다면 남한의 교과서는 친북 왜곡으로 이어졌다.한국사 교과서가 북한문제를 제대로 다루자면 먼저 그 체제의 속성부터 바로 규정해야 한다. 북한은 사회주의 공산주의 명분으로 김씨일가가 독점지배하는 실제적 왕조정권이라고 말이다, 그래야만 그 정의를 그 근거로 3대세습, 김부자신격화, 폐쇄성, 정치범수용소, 공개처형, 300만대량아사… 등 북한의 대내성 요인들에 대한 진실교육이 가능해진다. 무엇보다 한국사 교과서의 기만은 남북관계를 안보중심이 아닌 햇볕정책식 평화통일에 초점 맞춰 서술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천안함, 연평도 포격 등 북한의 대남도발 사실들은 아예 언급조차 하지 않은채 무원칙한 평화공존만을 역설했다. 일본 교과서는 식민지 지배 과거와 남의 나라 작은 섬을 제 것이라고 왜곡하는데 대한민국 교과서는 우리의 현재와 북한지역이라는 국토의 절반을 심각하게 왜곡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