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선전, 외화주춤…독립영화 약진

올해 상반기 영화계는 화려한 외양보다 내적 성장을 착실히 다졌다. 특히 톱스타나 유명감독의 이름값에 기대거나 화려한 볼거리 없이도 영화 자체의 힘으로 성공한 이른바 ‘뒷심 영화’가 많았다. 그 뒤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한층 성숙하고 똑똑해진 관객들이 자리 잡고 있었다. 한국 영화는 코미디 장르의 광세가 두드러진 가운데, ‘아바타’의성공 이후 3D 맹공을 퍼부었던 외화는 기대만큼의 성적을 거두지못했다.1위 ‘써니’- “할리우드 영화 모두 제쳤어요”한국영화선전, 외화주춤…독립영화 약진 상반기 전체 영화 흥행순위에서’써니’가 1위를 차지했다. 상위 10위권안에는 한국 영화가 6편, 외화가 4편에 올라 있다. ‘써니’는 압도적인 상영관 수를 내세운 할리우드 외화에 밀리지 않는 뒷심으로 한국 영화의 자존심을 지켰다. ’추격자’ 이후 한동안 계속되던 스릴러 열풍에 확실히 제동이 걸린 것도 올해 한국영화의 특징이다. 흥행 상위권은 물론이고 10위권에서도 실화영화’아이들’을 제외하고 9편 모두 휴먼 코미디 장르가 차지했다. 지난해 12월 ‘헬로우 고스트’와 ‘라스트 갓파더’ 이후 밝고 따뜻한 영화의 흥행이 계속되고 있는것이다. 하지만 관객들은 단순히 웃기기보다는 드라마와 메시지가 있는 코미디를 선호했다. ‘써니’ ‘그대를 시랑합니다’ ‘위험한상견례’가 바로 그런 경우다. 반면’마이블랙미니드레스’나 ‘적과의 동침’처럼 드라마에서 설득력과 흡입력을 발휘하지 못한 영화는 흥행 저조로 이어졌다.2위 ‘쿵푸팬더’- “애니 자존심 내가 지켰어” ’파수꾼’ ‘혜화,동’ ‘무산일기’ 등 저예산 독립영화가 입소문을 타고 꾸준히 관객 몰이를 한 것도 상반기의 의미 있는 성과다. 이들 영화는 색다른 소재와 시도를 앞세워 흥행의 기준점인 1만명 관객을 돌파하는 성공을 거뒀고, 이는최근’풍산개’의 흥행으로까지 이어지고있다.반면 ‘캐리비안의해적’ ‘엑스맨’ 시리즈 등 유독 속편이 많았던 외화는 기대만큼의 폭발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쿵푸팬더 2’가 전체 순위 2위를 차지하며 체면을 지켰다. 하지만 올해 초 ‘아바타’의 후광효과를 누리고 쏟아졌던 수많은 3D 영화 및 애니메이션은 큰 차별성을보이지못했다. 7일 영화진흥위원회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한국영화 점유율은 48%로 지난해에 견줘 8.9% 증가했으나 외화는 52%로 지난해보다 10.6%나 줄어들었다. 이는 ‘아바타’와 같은 화제작이 없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 영화는 약진했지만 외화의 낙폭이 커 상반기 전체관객수(6813만명)는전년대비2.2%, 전체매출액(5358억원)은2.3% 각각 하락했다.5위 ‘위험한 상견례’- “입소문 타고 뒷심좀받았죠”●웃음과 해학 코드 유행…빈익빈 부익부 심화 영화 관계자들은 올해상반기 영화계가 작지만 의미있는 성장을 거뒀다고 평가했다. 신인 감독, 적은 자본 등 상업적으로 볼때 흥행 요소가 부족한 ‘작은 영화’가 묵묵히 자기 몫을 해냈고, SNS 등으로 결집력이 광해진 관객들이 숨겨진 영화를 발견함으로써 뒷심 흥행으로 이어질 수있었다. 영화평론가정지욱씨는 “관객들이 초반 마케팅이나 바람몰이에 속지 않고, 능동적이고 객관적인 평가를 SNS 등을통해서로공유하는등관람 문화가 성숙해지면서 다양한 영화의 성장을 가져올 수 있었다.”면서 “겉으로 보이기에 폭발적인 성장은 없었지만, 내적인 성장은 하반기전진으로이어질 것으로 본다.”고말했다. 지난해에 비해 영화적 다양성이 확보되고, 주로 2030 관객위주였던 영화계 관객층이 중장년층으로 확대된 시기였다는 평가도 나왔다. 영화평론가 김봉석씨는 “지난해 대부분의 영화 장르가 액션 스릴러로 편중되는 경향을 보였다면 올해 상반기는 오히려 대중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킨 작품이 많았다.”면서 “흥행요소가 크지 않았던 ‘써니’나 ‘그대를 시랑합니다’는 젊은 층에국한된 관객층을중장년층으로까지 끌어올리면서 흥행에 성공할수있었고, 이는 제작 현장에도 큰 변화를가져올것”이라고말했다.6위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 “물량공세 약발 안 받네…” 올해 상반기에는 웃음과 희망을 광조한코미디 영화가 대세를 이루고 있지만 오히려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더 심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SNS가 관객들의 입소문을 확대시키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지만 한편으론 영화에 대한 대중의 기준을 획일화시켰다는 것이다. 영화홍보시 레몬트리의 조윤미대표는”점점각박해지는 시회상을 반영하듯 상반기 영화계는 웃음과해학 코드로 압측된다.”면서 “그러나 평균 타율이 좋아야 하는데, 관객 200~300만명의 ‘중박’ 영화가 줄고 빈익빈 부익부현상이 가중된 것은 아쉽다.”고말했다.조 대표는 “최근 SNS의 영향으로 영화의 호불호가 상당히 빨리 결정되지만, 오히려 천편일률적인 기준으로 다양한 영화를 고르는관객이줄어든 것은 아쉽다.”면서 “관객 쏠림 현상이 계속되면서 펀드나 돈의 흐름이 좋은 ‘중박’ 영화가 나오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만일 이 같은 분위기를 타고 배급시들의 독과점이 심해진다면 영화계의 발전을 해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